'공실 늪' 빠진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로 용도 전환이 구원투수 될까

플래닛
20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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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형 부동산의 블루칩'으로 각광받았던 지식산업센터가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라는 쌍방향 악재를 만나 고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수도권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50%를 육박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와 업계에서는 지식산업센터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여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 폭탄과 금리의 역설, 텅 빈 '하이테크 빌딩'

최근 몇 년간 지식산업센터는 아파트와 달리 대출 규제가 적고 세제 혜택이 많다는 점을 내세워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단기간에 쏟아진 과잉 공급은 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승인 건수는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섰으며, 특히 경기 하남, 평택, 고양 등 신도시 주변은 임차인을 찾지 못한 '유령 건물'이 즐비한 실정입니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로 이자 부담이 커진 수분양자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지만, 매수 심리는 얼어붙었습니다. 임대 수익으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는 구조가 무너지면서 경매 시장으로 넘어가는 매물도 급증하고 있어, 지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잠이라도 자게 해달라"… 용도 전환 논의의 배경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어 있는 업무 공간을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텔로 전환해 수요를 창출하자는 대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1인 가구나 사회초년생들에게 주거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고사 직전인 지식산업센터 소유주들에게 출구를 열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정부 역시 이러한 위기감을 인지하고 규제 완화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입지적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 시설'이라는 규제에 묶여 활용되지 못하는 유휴 공간을 주거용으로 전환함으로써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산입니다.


넘어야 할 산: 구조적 한계와 특혜 논란

그러나 실제 용도 전환까지는 첩첩산중입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건축물의 구조적 차이입니다. 지식산업센터는 대개 중앙 집중식 냉난방 체계를 갖추고 있어 개별 취사 시설이나 바닥 난방 설치가 어렵습니다. 이를 오피스텔 수준으로 개조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법적·형평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식산업센터는 애초에 취득세 감면 등 각종 정책적 혜택을 받고 건립된 시설입니다. 이를 주거 시설로 바꿔주는 것이 특정 수분양자나 건설사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한, 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경우 직주분리 원칙과 충돌할 수 있어 지구단위계획 변경 등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위기의 부동산 시장, '유연한 사고' 절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식산업센터의 공실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따라서 모든 단지에 일괄 적용하기보다는 입지가 우수하고 주거 수요가 확실한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적인 용도 변경 허용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결국 지식산업센터의 오피스텔 전환은 단순한 건물 용도의 변경을 넘어, 변화한 산업 구조와 인구 구조에 발맞춘 도심 공간의 재배치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입니다. 텅 빈 빌딩 숲을 다시 사람 온기가 도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지, 정부의 세밀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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